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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는 안된다. 이곳도 점검하자…잠재적 시한폭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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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5.07 10:40
지난 2012년 CCTV를 통해 확인된 경북 구미 화공업체 불산가스 누출 당시 상황 모습. (연합뉴스DB)

노후 산단·항만 지역·도심 가스배관 곳곳 '위험' 산재

철도·항공·전세버스 등 여객수송 안전할까 여전히 의문


(대구=연합뉴스) 특별취재팀 =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안전문제를 근본부터 바로잡는다는 각오로 제도 개선과 안전 점검, 안전의식 강화에 나서야 합니다"


지난 2월 말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안전 관련 장관 및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정홍원 국무총리가 강조한 말이다.


당시 회의는 이보다 열흘 전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에서 강당 붕괴사고로 학생 등 10명이 숨지고 204명이 부상한 사고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해 열렸다.


각 부처는 회의에서 '다중이용시설의 사고재발 방지 대책'을 비롯해 '전국 노후시설물 안전 관리 및 해빙기 안전대책', '노후산업단지 및 해양유류시설 특별점검' 등을 내놓았다.


정 총리는 "정부는 안전 사각지대가 없도록 세심하게 제도와 정책을 마련하고 지자체는 현장에서 정책이 올바르게 작동하는지 철저히 확인·점검하고 미진한 부분은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민 안전을 최우선 정책과제로 추진하고 안전을 위한 투자에 최우선 순위를 둔다는 내용의 '안전 대한민국을 위한 다짐'도 채택됐다.


그로부터 2개월도 채 지나지 않은 지난달 16일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3km 해상에서 6천825t급 청해진해운 소속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했다.


리조트 붕괴 사고로 값비싼 대가를 치렀지만 세월호 침몰 현장에서도 정부의 대응은 개선된 것이 전혀 없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 국가의 기본 책무라며 정부가 강조한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나라'가 또다시 헛구호에 그친 셈이다.


◇ 시간·장소를 가리지 않는 대형 재난사고


그동안 대한민국을 뒤흔든 대형 재난사고들은 기본적인 안전수칙만 지켰더라면 얼마든지 피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항상 뒤따른다.


재난 자체의 물리적·정신적 피로감과 더불어 '후진국형 재난'이 반복되고 대응 체계는 항시 허술하다는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는 데 대해 국민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지난해 11월 가스 누출사고가 난 충남 당진의 한 제철소 내 발전소 모습. (연합뉴스DB)

이 때문에 가스 누출·폭발, 침몰, 붕괴 사고처럼 우리 생활 곳곳에 상존하면서 소중한 생명을 위협하는 '시한폭탄들'을 이제는 정부가 선제적으로 점검하고 제거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지난 2월 13일 오후 1시 5분께 경기도 남양주시 빙그레 제2공장에서 5t 짜리 암모니아 탱크의 배관이 폭발했다.


이 사고로 암모니아 가스 1.5t이 유출되고 하청업체 직원 도모(55)씨가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려 숨졌으며 권모(50)씨 등 3명이 부상했다.


지난해 9월에는 대구시 남구 대명 6동 주택가 한 가스배달 업소에서 심야에 폭발 사고가 발생, 때마침 순찰 근무 중이던 남대명파출소 소속 남모(51) 경위와 전모(39) 경사가 숨지고 주민 13명이 부상했다.


추석 연휴를 앞둔 2012년 9월에는 경북 구미시 산동면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불화수소 제조업체인 휴브글로벌에서 유독가스 불산 누출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작업복을 착용하지 않은 근로자 5명이 숨지고 18명이 부상했다. 또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관과 경찰관, 인근 주민 등 무려 1만2천여명이 병원에서 검사와 치료를 받았다. 사고 발생 1년 후까지 지급된 보상금은 380억원으로 집계됐다.


최영상 대구보건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는 "우리나라가 그동안 경제성장에만 치중, 안전에 대한 교육과 투자가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에 재난이 되풀이되는 것"이라며 "전국민을 대상으로 안전의식을 고취시킬 수 있는 교육을 강화하고 재난안전 법령과 관리시스템을 통합, 안전의 사각지대를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 노후 산단·항만 지역·도심 가스배관 곳곳 '위험' 산재


화학공장과 제조업체가 밀집한 3개의 공단지역과 전국 액체화물의 80%를 처리하는 울산항에서는 각종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만 해도 S오일 울산공장 내 72만 배럴의 원유탱크에 구멍이 나 14만 배럴에 달하는 원유가 유출됐고 현대중공업에서는 건조 중인 LPG운반선에서 불이 나 협력업체 직원 2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지난 2월에는 폭설로 4개 공장 지붕이 내려앉아 근로자 2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사진은 지난 2012년 불산가스 피해지역인 경북 구미시 산동면 봉산리에 걸려있는 현수막. 특별재난지역 선포와 정부의 성의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DB)

사고가 날 때마다 관계 당국과 해당 기업들은 온갖 사과와 대책을 내놓으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사고는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장소를 옮겨가며 끊이지 않고 있다.


이는 공단 설비의 상당수가 1960∼70년대 시공된 것이어서 노후화로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데다 관련 업체들도 안전을 도외시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도심을 관통하는 가스배관도 시한폭탄이기는 마찬가지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가스안전공사 등은 최근 미국 뉴욕에서 주거용 빌딩 폭발·붕괴 사고가 나자 지난 3월 말부터 전국 주요 도시의 중압 도시가스 배관에 대한 정밀 안전진단에 들어갔다.


하지만 저·중·고압으로 이뤄진 도시가스 배관 가운데 도심 인구 밀집지역을 관통,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중압 배관에 대한 점검은 1983년 도시가스가 도입된 이래 처음 실시되는 것이다. 그동안 안전을 지나치게 도외시했다는 지적이 불가피해 보인다.


김지훈 울산시민연대 부장은 "우리 사회가 압축성장 과정에서 경제적 성과를 이뤄낸 것은 맞지만 시민 안전은 시스템적으로 경제 성장만큼 이뤄내지 못했다"며 "기업의 효율성 측면에만 집중하지 말고 시민 안전을 우선 도모하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교량, 터널, 댐 등 사회기반시설은 문제 없나


국토교통부는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지난달 28일부터 약 한 달간 전국의 국토교통 재난분야 현장에 대한 안전점검에 들어갔다.


교량, 터널, 댐 등 사회기반시설 3천400여곳과 건설현장 570여 곳이 대상이다.


국토부는 지자체, 도로·철도·수자원공사, 민간분야 등의 1천200여명으로 18개 합동점검반을 편성했다.


철도, 항공 및 전세버스 등 대규모 여객수송 현장의 안전규정 준수 여부, 안전 관련 장비 작동 여부 등도 점검한다는 계획이지만 '사후약방문'격인 정부의 대응에 대한 국민 불신감을 얼마나 털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선장과 선원 못지 않게 정부와 공직자에 대한 불신도 커지고 있다"면서 "안전불감증과 함께 직업윤리 부재가 세월호를 비롯한 여러 사고의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du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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